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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목표가 없다

나에게는 목표가 없다.

삶, 인생에 대한 집착이 없다. 죽음은 나에게있어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항상 있다. 마음만 굳게 먹고서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간다면 이 세상에는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몇번이고 꿈꿔왔던 것이기도 하다. 죽음은 나에게 그런 의미이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목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와서 돌이켜보면 그건 단순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에 대한 집착은 없지만 죽을 수도 없었다─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 즉 나는 죽는 것 보다 사는 것을 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언제나 죽음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나는 깨달았어야 했다.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죽음을 바라지만 그 이상으로 삶을 바란다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은 두렵지만 죽는 것은 더욱 두렵다는 것을.

그렇기에 나는 아직 살아있다. 여전히 내 안에는 모순이 가득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이 내가 죽는 날 까지 안고가야 할 것이고,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세우는 일이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목표가 될 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 구름과도 같은 애매한 목표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좀더 명확한, 하지만 너무 쉽게는 도달할 수 없는 그런 목표가 필요할 것이다.

나의 인간관계는 인간관계라고 부르기도 조금 민망할 정도로 협소하다. 그런 나에게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몇 있다. 그게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친구들과 하던 얘기가 기억이 난다. 그냥 하교길에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삼아서 하던 이야기. 기억하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것이 특기인 내 머리가 아직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건, 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 조금 특별한 의미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by eLu  | 2008/07/25 11:13 | 잡스러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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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rusader at 2008/07/26 12:14
잘 생각보시게나
Commented by drlord at 2008/07/26 21:08
죽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놓고 가는 것이.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두려운 거지. 난 그렇게 생각한다.
Commented by 구랏챠 at 2008/07/30 00:46
그래. 죽고 싶다면서 정말 못죽는 사람들이 말하는 죽음은 변명이고 도피에 불과하지. 늙은이들이 죽어야지라고 하는 것과 같이.
다만 삶에 대한 집착이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고 당혹스럽고 '귀찮다'고 해서 모두 죽음을 원하는건 아닌게야.
뭔가를 하고 싶은게 없다면. 정 떠오르지 않다면 뭔가를 해보는 것도 좋을게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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